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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 Juan Argentina

San Juan 여행 #4 (이치괄라스토 공원, 리오살라도투어)

조식 시간인 8시에 맞춰 일어나서 트래킹을 위해 가져갈 짐을 챙겨서 방에서 나왔다. 아르헨티나는 한겨울의 낮에도 햇빛이 강하게 쬐기 때문에 선크림은 필수다. 트래킹 할 때 물과 간식 역시 필요할 것이고, 점심식사거리를 챙기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점심거리는 사실 공원 내에서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미리 준비를 하고 싶어서, 어저께 맥주를 마시던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같이 샌드위치도 사놓은 것이다. 날씨도 적당히 추워서 샌드위치가 상할 위험도 없고, 그리고 사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공원 내에서 파는 음식들은 애정이 안 간다...

 

아침에 꽤나 개운하게 일어나서인지 아침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졌다. 어젯밤에 한두 번 정도 당나귀 울음소리에 깼지만, 금방 다시 잠이 들었고, 깊게 잠이 잘 들었던 모양이다.

이건 여담이지만, 당나귀 울음소리는 참 독특한 것 같다. 혹시 당나귀 울음소리가 어떤지 모른다면 한 번 검색을 해보기를 추천한다. 다른 동물들은 그냥 "동물이 소리를 내는구나" 싶은데(물론 많이는 모르지만), 당나귀의 울음소리는 당나귀가 너무나 처절하고 절망적으로 울고 있는 것 같은 소리였다. 아르헨티나에 당나귀를 키우는 농장들이 좀 있는데, 보통 당나귀는 짐을 싣게 하거나 무언가를 끌어내는 정도의 일을 시키는 용도로 쓰인다. 당나귀가 이런 울음소리를 내며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매우 안쓰럽게 느껴졌다.

 

8시 정각에 식당 앞에 서있었지만, 식당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산후안에는 산후안시간이라는 게 있는 것일까..................... 한국 한 80년도에 있던 코리안타임 같은 그런 거...?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인터넷을 통해서 투어를 예약을 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서 공원의 문 앞에 도착을 해야 하는데, 조식이 8시에 제공이 안 된다면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하지만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든든한 아침이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조식을 기다렸다. 100분같이 느껴졌던 10분을 기다리니, 식당 문이 열리고 아침식사 주문을 받아갔다. 주문이라고 해봤자, 커피를 마실 거냐 차를 마실 거냐였고, 커피는 어떤 커피를 마신 거냐 정도였다. 곧 빵과 잼, 둘세데레체(Dulce de leche, 캐러멜잼), 그리고 커피가 나왔다. 재빠르게 먹고는 공원으로 길을 나섰다.

 

우리가 묵은 마을인 로스발데시또스(Los Baldecitos)에서 빠르께이치괄라스또(Parque Ischigualasto, 이치괄라스토공원)까지 자동차로 대략 15분 정도가 걸렸다. 9시 조금 안돼서 도착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발데시또스(Baldecitos)에서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구글맵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의 웹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영어버전과 스페인어버전이 있다. 아래의 웹사이트에서 이치괄라스토공원에서 운영 중인 투어를 확인할 수 있고, 메일을 보내서 예약을 하거나 전화를 해서 투어예약을 할 수 있다. 스페인어가 안된다면 영어로 메일을 써서 투어를 신청을 해 볼 수 있겠다.

 

https://www.ischigualasto.gob.ar/

 

Ischigualasto Provincial Park | Official Site

Traditional Circuit Ischigualasto Park On a circuit of forty kilometers there are five detention points (stations), in which you can see curiosities of nature where the intervention of the hand of man is totally absent. more info

www.ischigualasto.gob.ar

 

 

쓰니는 리오살라도투어(Río Salado Circuit)에 참여를 할 예정이고, 쓰니의 동행은 세로모라도워킹투어(Walk to Cerro Morado Circuit)에 참여를 할 예정이었다. 쓰니의 투어인 리오살라도투어는 9시 시작 예정이었고, 세로모라도워킹투어는 9시 30분 시작 예정이었다.

 

리오살라도투어는 대략 아래와 같다.

리오살라도의 뜻은 "짠 강", 즉 소금기가 있는 물이 흐르는 강이라는 뜻이다. 그 소금기가 있는 물이 흐르는 곳 주변을 트래킹을 하는 투어이다. 공원의 주차장에서부터 차를 타고 공원 안쪽으로 대략 8km 정도를 들어간다. 자동차를 타고 공원 안에 있는 작은 주차장에 도착을 하면 트래킹이 시작되는데, 그곳에서부터 대략 5km 정도를 걷는다. 적게는 2시간, 많게는 3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막 같은 곳에서 걷기를 시작해서 물길을 따라 쭉 걸으면 투어의 목적지인 작은 폭포와 에메랄드빛 라군을 보러 가는 투어이다. 사막에 물이 흐르고 폭포가 있고 라군이 있는다는 게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리오살라도투어 안내는 아래 링크에 있다.

 

https://www.ischigualasto.gob.ar/en/rio-salado-circuit/

 

Río Salado Circuit | Ischigualasto Provincial Park | Official Site

Other sections Ischigualasto Provincial Park. All rights reserved.

www.ischigualasto.gob.ar

 

 

세로모라도워킹투어는 대략 아래와 같다.

이 투어는 등산을 하는 것인데, 쓰니가 이해하는 바로는 우리나라처럼 등산로가 정비가 되어있는 그런 곳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라가기 좀 힘든 구간은 줄을 설치해서 잡고 올라가게 한다던가 하는 그런 안전장치 같은 것들이 있는데, 아르헨티나는 그런 장치가 일절 없다. 투어에 관한 정보를 물어봤을 때, 정보를 알려주던 사람이 "높은 곳에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추천 안 합니다"라고 처음부터 굉장히 명확하게 이야기를 했다. 쓰니는 아르헨티나에서 이미 한 번 돌산(대략 1135m정도 되는 산이었다)을 엉금엉금 기어서 올라가봤는데, 그 당시 무서워서 울고불고 콧물 흘리고 눈물 흘리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있다. 쓰니는 높은 곳은 무서워해도 놀이기구는 엄청 잘타는 그런 선택적 고소공포증이 있다. 안전장치가 있으면 높이가 좀 높아도 올라가고 내려올 수 있는데, 돌을 잡고 기어서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하는 그런 산은 정말이지 못 탄다. 이런 이유로 쓰니는 아주 깔끔하게 이 투어를 거절을 했다.

세로모라도는 대략 1800m 정도로 높다고 한다. 올라가면서 이치괄라스토공원의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고, 주변에 날아다니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을 볼 수 있는데, 특히 몸뚱이가 거대한 매를 볼 수 있는 아주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물론 운이 약간 따라주어야 하지만...) 투어시간은 산을 타는 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3시간 정도가 되고, 걷는 거리는 대략 5.8km 정도가 된다고 한다. 아마 이 투어 역시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가서 투어를 시작하는 모양이다.

세로모라도워킹투어 안내는 아래 링크에 있다.

 

https://www.ischigualasto.gob.ar/en/circuit-walk-to-cerro-morado/

 

Circuit Walk To Cerro Morado | Ischigualasto Provincial Park | Official Site

Other sections Ischigualasto Provincial Park. All rights reserved.

www.ischigualasto.gob.ar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쓰니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관계로 세로모라도워킹투어는 못하기 때문에 리오살라도투어를 선택을 했고, 쓰니의 동행은 산 정상에서 이치괄라스또공원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세로모라도워킹투어를 선택했다. 세로모라도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세로모라도(Cerro Morado)

 

 

각자 원하는 대로 비슷한 시간대에 투어를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너무나 좋았다. 쓰니는 땅에서, 쓰니의 동행은 산 정상에서 서로가 원하는 이치괄라스또공원을 만끽하기로 했는데, 우리의 계획은 너무나 쉽게 틀어지고 말았다.

공원 안내창구로 가서 세로모라도워킹투어와 리오살라도투어를 하러 왔다고 하니까 세로모라도워킹투어는 아침시간대에서 점심 시간대로 시간대가 변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 완벽했던 계획이 틀어졌다고 생각이 들 때,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쓰니의 동행이 안내를 해주시는 분에게 질문세례를 했다. "웹사이트에 나와있는 이메일에 문의를 해서 받은 정보고, 그걸 토대로 예약을 한 것인데요? 그리고 예약 완료되고 받은 이메일에도 아침에 하는 투어라고 나와있는걸요"라고, 짜증을 억누르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했다. 결론은 "그렇네요. 우리의 잘못이에요. 하지만 아침에 이 투어를 진행할 수 없어요.".

 

원래 남미여행이라는 것이 이렇다. 계획한 것을 100% 다 할 수 없는 곳이다. 계획을 너무 많이, 세세하게 세우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는 나라가 바로 남미이다. 계획한 대로 진행도 안 되는데 스트레스만 남는 그런 것... 이런 현실은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여행을 덜 불행하게 만들어준다. 더 즐거운 남미여행이 되려면 이런 변화쯤은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원래 쓰니와 쓰니의 동행의 계획은 이러했다. 아침에는 각자 투어를 가고, 점심시간에 주차장에서 만나서 점심으로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고 나서 오후에 있는 다른 투어를 같이 하려고 했다. 이렇게 된 이상 쓰니와 쓰니의 동행이 같이 오전투어인 리오살라도투어를 같이 하고, 리오살라도투어가 끝나면 쓰니의 동행이 쓰니를 숙소에 데려다주고, 쓰니의 동행은 다시 공원에 나와서 세로모라도워킹투어를 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 그리고 원래 오후에 하려던 투어는 다른 날로 미루어야 한다.

 

그래...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리오살라도투어가 시작이 되었다.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우리의 렌트한 자동차를 끌고 들어갔는데, 자동차가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근데 산후안에서 자동차 없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힘든 일이니, 자동차가 없이 투어를 가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겠다. 우리는 투어가이드와 함께 차를 타고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메마르고 건조한 땅이 자동차가 지나가는 길에 먼지를 일으키고 우리의 시야를 열심히 가려댔다. 이런 곳에 강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곳에 라군이 어떻게 있다는 말인가? 오아시스 같은 것인가? 비현실적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들었다.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한참을 달리니 공터 같은 곳이 보였다. 사실 공터라기보다는 그냥 주차를 할 수 있도록 땅을 좀 정비를 해 둔 것일 뿐,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공원에 있는 사막의 일부라고 착각을 할 수도 있을법한 그런 곳이다. 차에서 내리니, 땅은 여전히 건조한 모래사막 같았지만 그 위로 작고 초록초록한 식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안데스 산맥이 생성되기 전에는 이 지역에 강이 흐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안데스 산맥이 생성이 되는 과정에서 기후 및 환경이 변하면서 강이 말라버린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굉장히 천천히 진행이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을 굉장히 강조했다. "이 모든 과정은 굉장히 천천히 진행이 되었습니다."라고...

어느 정도로 천천히 진행이 되었나 궁금했다. 찾아보니 안데스 산맥의 어느 한 부분, 예를 들면 엘아콩카과(El Aconcagua; 아콩카과 산, 아르헨티나 서쪽 멘도사주에 위치한 산)은 지금까지도 매년 몇 밀리미터씩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몇 밀리미터씩 변화를 한 그런 과정에서 동물들이나 식물들이 이곳의 환경에 맞게 적응을 하게 된 것이다.

 

 

브레아(Brea)

 

 

가이드가 가는 길마다 나오는 식물들에 대해서 이름도 이야기를 해주고 식물에 대한 설명도 해 주었지만, 모두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설명을 들으며 놀랍다고 생각이 들었던 식물들이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특히 위에 사진에 보이는 브레아(Brea)라는 식물이 상당히 특이했다. 이 식물은 잎이 없어서 광합성을 몸통과 줄기로 한다. 그래서 이 식물은 전체가 초록색이다. 자연은 참 신비로운 것 같다.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끝에 이 식물은 몸을 초록색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고, 그렇게 광합성을 하며 살아남게 되었다는 것... 그런데 생각해 보면 곰곰이 선인장도 마찬가지다. 선인장이 어떤 형태에서 변형이 되어 지금의 선인장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인장도 초록색몸통으로 광합성을 한다. 잎이 아닌 다른 것으로 광합성을 한다라는 게 새삼 신기하다.

 

곳곳에 선인장과 다육이들도 보였다. 동물들이 이러한 식물들을 먹고 필요한 수분을 채우기도 한다고 한다. 다육이는 100프로 이해가 가지만, 동물들이 선인장을 먹는다는 것 또한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선인장 몸통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그 가시들을 어떻게 발라먹는다는 것인지 도저히 상상이 안 가서, 내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에 대해 가이드에게 몇 번을 물어봤다. 가이드는 "먹는다니까? 그들만의 방법이 다 있어."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나의 궁금증은 도시 사람들만의 궁금증인가? 이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일인가?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곳 기후는 굉장히 건조하기 때문에 사실 "강"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볼 수 없었다. 그냥 가느다란 한 물줄기정도가 흐르고 있었고, 그 주변에 물이 말라서 남은 소금이 하얗게 보이고 있었다. 이때가 6월이었으니 한 겨울이었고, 몇 달 동안 비라고는 한 방울도 오지 않았을게다. 그러니 이 삐쩍 말라비틀어진 물줄기 하나도 어찌 보면 참 대단한 것이다.

이런 습도가 1도 없을 것 같은 곳에도 여름에는 장마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그냥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수준이 아니라, 폭우가 쏟아지는 수준이란다. 그래서 이 실줄기 같은 물줄기도 확 불어날 때가 있다고 한다.

물이 좀 흐른다고 갑자기 덩치가 제법 큰 식물들이 물줄기를 중심으로 자라나고 있었다. 아까 주차장에서 보았던 장면이랑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햇빛도 좋겠다, 물도 충분히(?) 있겠다, 식물들이 이곳에 파티를 연 것 같았다.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물줄기를 계속 타고 걷고 또 걷다 보니,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어느새 라군에 도착을 했다. 물이 부족해서 폭포정도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건조한 곳에서 물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져 작은 라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웹사이트의 안내대로라면 라군의 색은 에메랄드색이어야 했다. 하지만 아마 우리는 아침시간대에 트래킹을 갔고, 해가 아직 라군 쪽을 비추지 않아서 에메랄드 색깔이 안 보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에메랄드빛의 라군을 보지 못했다고 트래킹의 메리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줄기를 따라 열심히 싹을 틔우던 식물들도 놀라웠고, 오랜 시간 이런 지대를 형성해 낸 이 공원이 너무나 놀라웠다.

 

아쉽게도 라군의 사진은 찍지 못했다. 아마 에메랄드색이 아니라서 그 당시 라군의 존재에 대해 대단하게 느끼지 못해서 그랬나 보다. 하지만 사실 이 라군은 무시할 수 없는 너무나 대견하고 대단한 곳이다. 많은 동물들이 이 라군으로 물을 마시러 온다고 한다. 퓨마, 마라(Mara; 이 지역에 사는 토끼 비슷한 동물), 과나코(Guanaco; 낙타과 동물) 등등이 이곳에서 목을 축인단다. 이들에게는 이 라군이 이 공원의 오아시스인 것이다.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

 

이렇게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투어를 끝내고 다시 풀이 듬성듬성 자라 있는 사막지대로 다시 걸어 나왔다. 확실히 이과수공원 같은 대자연 안에서 걷는 것보다는 좀 덜 흥미로운 트래킹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막지대 트래킹을 밀림이 우거진 공원 내의 트래킹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좀 공평하지 못한 일일 수도 있겠다. 사막에서는 보이는 게 흙과 말라비틀어진 나뭇잎과 나뭇가지, 풀들 뿐이니 말이다. 색깔도 더 단조롭고 해서 좀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트래킹이지만, 그래도 쓰니는 이 트래킹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산과 바다와는 또 다른 형태의 대자연 안을 걸어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가치가 있는 시간과 노력이었다.

 

 

이치괄라스토공원(Parque Ischigualasto) 안 리오살라도(Rio Salado tour)투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