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Juan Argentina

San Juan 여행 #2 (로데오에서 산호세데하찰 가는 길)

붜롸미 2023. 7. 11. 20:25

눈을 잠깐 붙였다가 떴는데 벌써 아침이다. 어저께의 일정이 많이 피곤하긴 했나 보다.

로데오(Rodeo)의 아침은 맑았다. 일어나서 숙소 밖을 나오니, 어디선가 따듯한 바람이 불어와 내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던 한기를 내쫓았다. 

지금 겨울인데???

겨울바람이 이렇게 따듯해도 되는 거야?

알고 보니 이 바람은 쏜다(Zonda)라고 불리는 바람이었다.

 

 

Rodeo 호스텔 앞 마당

 

 

산후안(San Juan)의 쏜다 바람은 참 신기했다. 어젯밤, 산후안 시내에서 로데오로 운전하는데, 호스텔 주인이 쓰니와 쓰니의 동행에게 "지금 쏜다 바람으로 방을 따듯하게 데우고 있어요"라고 메시지를 남겼었다.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너무 피곤해서 "어떻게 바람으로 방을 데우죠? 거기는 지금 덥나요?"라고 물어볼 수 조차 없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침이 되어서 호스텔 주인이 해주는 설명으로 쏜다 바람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쏜다 바람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러하다.

태평양에서 습한 바람이 육지로 불어온다. 그 습한 바람이 칠레를 거쳐서 안데스 산맥을 타고 쭉 올라가는데, 거기에서 습한 바람이 차가운 공기와 만나서 안데스 산맥 꼭대기에 눈이 내리게 한다.(그래서 안데스산맥에 눈이 내리면 곧 쏜다 바람도 불거라고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다.) 안데스 꼭대기에서 습기가 빠진 바람은 반대쪽 안데스 산맥을 타고 내려오는데, 이때 공기가 따듯해지면서 따듯하고 건조한 바람이 안데스 바로 아래에 붙어있는 지역인 산후안이나 라리오하(La Rioja), 멘도사(Mendoza)에 부는 것이다.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는 지역에는 대부분 쏜다 바람이 분다고 생각하면 된다. 쏜다바람이 심할 때는 사람들이 바깥 활동을 중지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 때는 시속 80km까지도 불기도 하고, 이렇게 심한 바람은 보통 모래와 흙을 동반한 바람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Zonda 바람이 생성되는 과정

 

 

호스텔 주인이 어떻게 쏜다 바람으로 방을 따듯하게 데운다고 하는지 이해가 됐다. 실제로 방 밖에 있는 것이 방 안에 있는 것보다 따듯하게 느껴졌었다. 참으로 신기한 자연현상이 아닐 수 없다. 

호스텔 주인의 쏜다 바람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어젯밤에 운전하다가 들은 라디오 방송도 생각이 났다. 

"내일은 쏜다 바람이 불어올 예정입니다."

일기예보에 쏜다 바람에 대한 정보도 알려주는 것을 보면, 이 쏜다 바람이 실제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대단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아침을 간단히 먹고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쏜다바람이 있는 날 치고 너무나 맑은 날씨였다. 아마 제일 약한 버전의 쏜다 바람인가 보다.

 

 

아창고(Achango)교회로 향하는 길

 

 

로데오에서의 첫 번째 목적지인 한 교회에 도착했다. 교회는 아창고(Achango)라는 교회인데, 16세기에 스페인에서 들어온 수도승들이 지은 교회라고 한다. 이 건축물은 모래, 찰흙, 물, 그리고 약간의 건조된 풀 같은 것들을 섞어서 만들었는데(아도비벽돌), 교회의 벽이 대략 1m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 정도 두께라면 벽간소음도 없지 않을까 싶다.

이 교회는 국립역사기념관이다. 16세기에 지어진 교회라서 역사기념관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지만, 솔직히 우리는 로데오를 지나가니까 한 번 와본 것이지, 굳이 이 교회를 보려고 다시 올 것 같지는 않았다. 가이드도 없고, 교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없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아야 했다. 그런데 이런 황무지 같은 곳에 인터넷이 될 리가 없으니, 교회를 보는 동안에는 그냥 시골에 버려진 집을 구경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중이 되어서야 교회의 구글 리뷰를 확인을 해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이 남긴 리뷰에 교회를 관리하는 관리자가 가이드를 해 주었다고 하는데,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관리자가 가이드를 해주는지도 몰라서 설명을 하나도 못 듣고 온 것이다. 우리는 그냥 교회 문 앞에서 과일잼 파는 아저씨인 줄 알았지...

 

 

https://goo.gl/maps/2YQv4pWm5qq6PRJr9

 

Capilla de Achango, Ntra. Sra. del Carmen · Iglesia, San Juan, Argentina

★★★★☆ · Igl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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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창고(Achango) 교회 외부
아창고(Achango) 교회 내부

 

 

정말 신기한 건 왜 수도승들이 이곳까지 와서 교회를 만들었을까였다. 이곳은 사람들이 안 사는 곳이다. 교회 밖을 나가면 그냥 허허벌판이다. 마을에서도 좀 떨어져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 이렇게 교회를 만들어놓고 무얼 했을까... 교회에서 가까운 곳에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혹시 공동묘지를 위한 교회였을까? 생각했다. 묘지에 오는 사람들이 교회를 들러서 죽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갈 수 있도록?

 

우리는 공동묘지로 걸어갔다. 공동묘지는 정말 조그마했다.

 

 

아창고 시립묘지(Cementerio Municipal De Achango) 외부

 

 

https://goo.gl/maps/kyndFX1aymJGsWmNA

 

Cementerio Municipal De Achango · Iglesia, San Juan, Argentina

★★★★★ · Cemente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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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레꼴레따(Recoleta) 공동묘지를 가보고나서, 이번이 아르헨티나에서 두번째로 가보는 공동묘지이다. 이 곳의 공동묘지는 레꼴레따 공동묘지에 비해 굉장히 조촐했다. 돈이 있는 사람과 돈이 없는 사람의 묘지가 뚜렷하게 비교가 되었다. 많은 묘지가 이름이 없이 그냥 십자가만 덩그러니 박혀있었다. 쓰니는 개인적으로 죽으면 몸은 흙이 될 뿐, 묘지가 있다고 해서 내가 그곳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렇게 이름도 없이 흙으로 대충 덮어놓은 묘지를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

 

아창고 시립묘지(Cementerio Municipal De Achango) 내부
아창고 시립묘지(Cementerio Municipal De Achango) 내부
아창고 시립묘지(Cementerio Municipal De Achango) 내부
아창고 시립묘지(Cementerio Municipal De Achango) 내부
아창고 시립묘지(Cementerio Municipal De Achango) 내부

 

 

일단 묘지는 있으니 가족은 있는 것 같고. 이름도 없이 십자가만 있으니, 가족들만 어디에 있는지 아는 그런 묘지인가? 찾아가 보는 사람은 있을까 싶었다.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는 곳에서 마른 흙으로만 대충 덮어놓은 묘들이 왠지 안쓰러웠다...

 

 

아창고 묘지를 짧게 둘러보고 나서 우리는 다음 마을로 향하기 시작했다.

다음 목적지는 산호세데하찰(San Jose de Jachal)이라는 마을이다. 로데오에서 1시간 정도 운전을 하면 나오는 마을인데, 길이 굉장히 꼬불꼬불해서 천천히 운전을 해야 한다.

 

 

로데오에서 산호세데하찰까지의 거리. 구글맵

 

 

어느 나라에서든 마찬가지이겠지만, 로드트립의 묘미는 바로 풍경을 보는 것에 있다. 운전을 하다가 멋있는 곳이 있으면 잠시 서서 풍경을 구경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고, 차를 마시기도 했다.

나는 그래서 자동차여행을 좋아한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할 때 쉬어갈 수 있다.

아래 비디오들은 내가 쉬어간 곳들이다. 자동차 기계음 같은 소음이 하나도 없는, 정말 바람소리와 새소리만 들리는 그런 곳이었다. 마음이 정화가 되는 것 같은 장소들이었다.

 

 

산호세데하찰을 가는 길
산호세데하찰을 가는 길
산호세데하찰을 가는 길

 

 

위에 세 개의 비디오 중 가운데 있는 비디오는 지나가는 마을을 들른 것인데, 점심시간 때여서 그랬는지 길에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간혹 가다 오토바이가 "털털털털"거리며 지나갔는데, 오토바이가 지나간 후에는 더 심한 정적이 흐르는 것 같은 그런 조용한 곳이었다. 우리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여유로움과 평화를 누리며 그곳에서 마떼차를 마셨다.

 

 

세월아 네월아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산호세데하찰에 도착해 있었다. 산호세데하찰은 푸른 잎으로 울창했다. 마을 밖에만 해도 마른 흙과 허허벌판만 보였는데, 마을을 딱 들어오니 여기는 사막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사막의 오아시스가 이런 느낌인가... 이질감이라는 단어가 이런 상황에 쓰이는 것이구나, 새삼 느꼈다.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숙소에 짐을 대충 옮겨놓고 동네마실을 나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도착한 곳은 메인광장이다. 어쩜 이렇게 깨끗하게 잘 관리를 하는지 신기했다. 아래 광장 사진을 보면 사람들이 초등학교 때 교실 바닥을 닦던 그런 대걸레로 광장의 길을 닦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산호세데하찰의 메인광장

 

 

여러 사람들이 각자 구역을 맡아서 대걸레로 길바닥을 닦고 있었다. 산후안이란 이 동네가 참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그렇게 어디를 가든지 깨끗했던 것인가?

 

 

나무들에 가려진 산호세데하찰 메인광장

 

 

메인광장에는 역시나 정부건물, 교회, 은행들이 있었는데, 여기에 있는 교회가 심상치 않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새 건물 같지만, 사실 이 교회도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다. 이 교회 내부에는 1875년도에(1875~1878년 사이에 지어졌다고 함) 지었던 교회의 일부분이 아직 남아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1875년에 생긴 교회는 별로 오래된 것 같아 보이지 않겠지만,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꽤나 긴 시간이었다. 아르헨티나 국가의 역사가 200년 정도이니, 아르헨티나 국가가 생기고 나서 대략 한 50년 정도만에 이 교회가 생긴 것이고, 그때부터 이 교회가 100년 넘게 서 있었으니, 충분히 자랑하고 싶을 만한 역사인 것이다.

교회가 새롭게 단장을 하게 된 이유는 이 동네의 기후와 건물을 지을 때 쓰인 재료들 때문이라고 한다. 이 교회 역시 모레와 찰흙, 물, 마른풀로 만들어진 어도비벽돌로 만들어졌었는데, 붕괴의 위험성이 있어서 교회의 문을 10년 동안이나 닫고 복원작업을 했다고 한다.

쓰니는 일단 10년에서 깜짝 놀랐다. 아니, 왜?... 10년...?

그렇게 큰 건물도 아니고. 물론 복원에 필요한 연구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10년...???

 

근데 또 이해를 하려고 하면 이해가 된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다른 지역에서 불러오기는 좀 그랬을 것이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숙박도 해결 안 되는데 다른 지역에서 이곳, 산호세데하찰까지 일을 하러 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동네에서 일을 할 사람을 찾았어야 했을 텐데, 마을이 워낙 작아서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적은 일손으로 12시에서 대략 4시까지 점심시간 및 낮잠 자는 시간은 빼야 했을 것이고, 특히 여름에는 더워서 일하는 속도가 더 더뎠을 것이다. 게다가 자재들이 이 동네까지 들어와야 하는데, 중간에 뭐가 부족하기라도 하면 공사 중단이고... 10년이라는 세월이 그리 긴 세월은 아니었을 수도 있었겠다.

 

 

https://goo.gl/maps/AYjU5WU9uGD87nFp9

 

Santuario Arquidiocesano San Jose De Jachal · Echegaray, San Jose de Jachal, San Juan, Argentina

★★★★★ · Iglesia catól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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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uario Arquidiocesano San Jose De Jachal

 

 

교회 내부 역시 새 건물답게 깨끗하고 예쁘게 정리되어 있었다. 교회 들어가자마자 환한 내부가 쓰니의 눈을 부시게 했을 정도. 교회 맨 앞 중앙에는 검게 그을린 예수상이 눈에 보였다. "고뇌의 예수님"이라고 불리는 이 예수상은 1873년에 포토시(Potosí, 현재는 볼리비아에 속해있으나, 그 당시에는 페루였음)에서 건너와 현재까지 이 교회에 보전이 되어있다. 그때의 포토시는 스페인에게 굉장히 중요했던 동네인데, 이유는 즉슨 포토시에 있던 은광이 카지노의 잭팟처럼 마구마구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중요한 동네에서 이 예수상이 허허벌판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동네인 산호세데하찰까지 왔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엘크리스또네그로(El Cristo Negro)

 

 

교회에서 나와서 다시 메인광장을 한 바퀴를 돌았다. 산호세데하찰의 많은 부분들이 80년대를 연상하게 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아르헨티나의 과거로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Back to the future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과거에 떨어졌을 때 그 과거의 장면과 같았다.

 

"Great Scott!!!"

 

 

산호세데하찰 거리

 

 

한 바퀴를 돌고 나니 점심도 좀 부실하게 먹었겠다 슬슬 배가 출출해져 왔다. 그래서 메인광장 주변에 있는 한 카페에 들어가서 메뉴를 봤는데, 신기하게 가격도 과거의 가격 같다. 가격은 80년대까지는 아니고, 한... 2022년도대 가격?

아래 메뉴판에 "주스(Jugos)"에서 "오렌지(Naranja)" 가격이 500페소라고 적혀있는데,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에서는 한 800-900페소정도 될 것이다. 제일 말도 안되는 가격은 레몬파이의 가격이다. 400페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아마 1000페소정도 나올 것이다. 물론 조각이 얼마나 큰지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약간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400페소라는 가격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가격이다.

 

 

산호세데하찰의 어느 카페

 

 

간단하게 샌드위치와 쥬스 세트로 요기를 했다. 샌드위치는 맛있었지만 오렌지주스는 오렌지즙을 짜서 만든 주스가 아니어서 좀 아쉬웠다.

하긴... 여기까지 오렌지가 오는 것도 힘들겠지...

 

 

또 한참을 걸어 다녔다. 메인광장을 중심으로 둥글게 돌다가 메인광장 밖으로 한 블록씩 옮겨가며 마을을 빙글빙글 돌았다. 메인광장에서 멀어질수록 빈 집들이 좀 있었는데, 부서진 빈 집들이 어도비벽돌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아직도 어도비벽돌을 사용해서 집을 짓는지, 어도비벽돌이 쌓여있는 곳도 있었다. 이곳은 정말이지 현대의 문물이 잘 안 들어오는 곳인가 보다. 하긴, 어도비벽돌이 집을 짓는데 문제가 없는 아주 성능이 좋은 벽돌이라면, 굳이 벽돌을 다른 먼 동네에서 사 올 필요가 없었을게다.

 

 

걸어 다니다 보니 저녁이 되었고, 간단히 요기했던 샌드위치와 주스는 내 뱃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지, 배가 다시 고파오기 시작했다. 쓰니와 쓰니의 동행은 다시 메인광장 쪽으로 돌아가서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https://goo.gl/maps/4Zo7ztnfLXvHoHeG6

 

1000 Ochocientos · Echegaray, San Jose de Jachal, San Juan, Argentina

★★★★☆ · Restaura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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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갔는데, 여기는 과거를 모두 모아놓은 곳 같다. 골동품 가게를 레스토랑으로 바꾼 건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정도로 물건들이 엄청나게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레스토랑에 들어가자마자 넋을 놓고 한참을 두리번거린 것 같다.

레스토랑 이름은 1000 Ochocientos(오쵸씨엔토라고 읽는다. "800"이라는 뜻)로, 말 그대로 1800년. 1800년대를 레스토랑에 죄다 모아놓은 것이다.

 

 

밀오쵸시엔또스(1000 Ochocientos) 레스토랑 정문

 

 

체게바라를 연상케 하는 오토바이.

 

 

밀오쵸시엔또스(1000 Ochocientos) 레스토랑에 있는 오래된 텔레비젼

 

텔레비전의 볼록렌즈는 언제적 이야기였던가...?

 

 

밀오쵸시엔또스(1000 Ochocientos) 레스토랑에 걸려있던 킬메스 맥주 광고 액자

 

 

킬메스(Quilmes)는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맥주회사인데, 아주 오래된 광고지가 액자에 보존이 되어있었다.

옛날 광고는 참 재미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킬메스는 최고의 맥주입니다.

  제일 건강하고, 제일 순수하고, 제일 깨끗하죠.

  ... 생략...

  당신의 주량 : 100,000,000리터

  매일 드세요.

  킬메스 "

 

당신의 주량은 "1억 리터"란다.

 

 

밀오쵸시엔또스(1000 Ochocientos) 레스토랑 내부

 

벽에 보면 의자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수많은 액자들은 다 보지도 못했다. 

 

 

밀오쵸시엔또스(1000 Ochocientos) 레스토랑 내부

 

 

자전거도 벽에 달려 있고, 복고풍이 펄펄 풍기는 여행가방도 메달려 있다.

 

 

밀오쵸시엔또스(1000 Ochocientos) 레스토랑 내부

 

 

레스토랑 문 앞에 둔 오토바이로는 부족했나 보다. 레스토랑 주방이랑 연결이 되는 곳에 또 오토바이를 올려놓았다. 사방팔방 정신없이 둘러보고 있으니, 주문한 와인과 삐까다(Picada : 손으로 집어먹는 간단한 음식. 주로 약간의 빵, 치즈, 올리브, 살라메, 하몽같은 것들이 있다)가 나왔다.

 

 

Pájaro Nativo(빠하로나띠보) 말벡와인과 삐까다

 

 

이 레스토랑은 정말 최고였다. 저 삐까다는 와인을 시키면 그냥 공짜로 나오는 모양이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왔다. 다른 테이블을 보니 다른 테이블도 쓰니의 테이블이랑 똑같은 삐까다를 받았다. 레스토랑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와인, Pájaro Nativo(빠하로나띠보). 산후안에서 생산된 말벡 와인인데, 와인을 처음에 열고나서 한 15분 후쯤 마셨는데, 아차 싶었다. 술에 물을 탄건가? 너무 밍밍한 것이다. 산후안에서 생산되는 맛있는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시킨 와인인데 이렇게 별로일 수가... 아쉽지만 와인이 쓰니의 저녁을 망칠 수는 없다. 신경을 쓰지 않고, 쓰니와 쓰니의 동행의 수다에 집중을 했다. 그러다 다시 와인을 한 보금 마셨는데, 이럴 수가! 와인 맛의 깊이가 깊어졌다. 신기하다. 어떻게 와인의 맛이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 변할 수가 있는 거지? 이런 경험은 쓰니도, 쓰니의 동행도 처음 해봐서 너무나 신기했다. 이렇게 우리의 밤은 우리가 마신 말벡처럼 깊어졌다.

 

 

Pájaro Nativo(빠하로나띠보) 말벡